모교 근처에 있는 남천해변시장의 명물 송하 돼지국밥. 가장 최근에 새로 갔던 국밥집이다. 그토록 몇 년간 그 거리를 지나다니면서 왜 한 번을 안 가봤을까 항상 후회하는 중인 맛집. 10평 남짓한 작은 가게에 가득 찬 손님들로 인해 가보기도 전에 가게가 주는 느낌만으로 승부했던 집이다. 주방에는 할머니 두 분이 계시는데, 단골손님들과 반갑게 인사를 주고받으며 말하지 않아도 누구는 돼지국밥, 누구는 수육 백반을 내주시는 모습을 보니 프로임을 직감했다. 이 집은 수육 백반이 유명한 집이다. 비계와 살코기, 물렁뼈를 편견 없이 막 썰어낸 수육은 잡내 하나 없이 쫀득한 맛이다. 국물은 진득함과 깔끔함 그 사인데, 누구 하나 토 달데 없이 정석의 맛이다. 우리 테이블 이외에 앉은 모든 사람들은 단골손님 같아 보였는데, 아들을 데리고 온 어머니, 친구들과 온 어르신들 모두 만족해하는 모습이었다. 돼지국밥을 많이 먹어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국밥 국물은 원래 무한리필 시스템이다. 어김없이 동행인이 “이모! 국밥 국물 리필이오!"를 외치자, 주방장 할머니는 시크하게 그릇 들고 오라고 하시는 모습이 영판 내가 사랑하는 국밥집의 모습이었다. 외관부터 내부 그리고 리필 시스템까지 투박하기 짝이 없는 곳이지만, 너무나 매력적인 송하 돼지국밥. 남천동이 빵으로 유명한 빵천동이긴 하나, 송하돼지국밥이 있는 곳이라는 것도 명심 또 명심할 것.